ȼùȸ

 
작성일 : 13-03-28 10:58
“너를 안성시민이 밀어주고 있다”라는 멋진 격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796  
안성에 시민장학회가 있다. 안성시가 60억 원을 출연하여 2011년 3월 설립되었고, 현재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기부로 키워나가고 있다. (재)안성시민장학회는 출범 첫 해인 2011년, 59명의 학생들에게 2억 2,5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도의 다섯 배에 달하는 321명에게 1억 4천여만 원의 장학금을 줄 수 있었다. 안성시민장학회 유길상 이사장은 올해는 400명 정도의 학생들에게 4억 원의 장학금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장학금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풍성한 단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안성시가 장학회에 출연한 60억 원은 이전에 안성시가 골프장 허가운영에 따른 취·등록세 가운데 지방교부금을 적립한 돈이다. 시는 특수목적고를 설립하겠다며 예산을 모아두었으나 2010년 당시 경기도가 특목고 설립비용 전액을 기초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외고와 국제고의 학생선발을 전국에서 광역으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자 예산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경쟁력에서도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접었다. 시민장학회가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은 황은성 시장의 결단 때문이다. 그는 취임 후, 60억 원을 가지고 고민했고 이윽고 장학회 설립을 추진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60억 원도 일반회계로 전입해 어디론가 유야무야 쓰였을 것이다.

안성시민장학회는 100억 기금 마련을 목표로, 시민 1인 1구좌(5천 원)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KCC 정상영 명예회장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사재 10억 원을 쾌척했다. 또 지역의 독지가들과 시민들의 크고 작은 기부로 현재 안성시민장학회의 총 기금은 73억 원에 달한다.  
                                                    ▲ 안성시민장학회 유길상 이사장(65세). 고려대 대학원 교육학석사. 안성·화성교육지원청 장학사, 안성교육지원청 장학관,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연구관,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역임. © 안성신문
 
유길상 이사장은 2~3년 안에 목표액 100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신뢰를 쌓으면 자산은 서서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시민장학회 운영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기금 모금이 아니다. 그가 가장 중심에 두는 것은 장학회 운영의 기본을 지키고, 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41년 교직자로서 살아온 그의 소신은 교육의 거름이 될 시민장학회를 그 누구도 흔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이듯이 시민장학회도 백 년을 내다보고 큰 뜻을 세워 나가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10원 한 장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해야죠.” 이러한 그의 생각에는 일부 지자체의 좋지 않은 행태가 거울이 되었다. 지역 시민장학회의 대표는 정치인들이 눈독 들이는 자리이기도 했고, 어떤 경우 기금운용을 주식투자 등에 함부로 쓰면서 오히려 기금이 잠식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안성시민장학회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한다. 또 학업은 물론, 과학기술과 예술체육, 환경생태, 역사문화, 자원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학생을 발굴, 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1억 2천만 원 수준으로, 반 이상의 장학금이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 계층의 학생에게 돌아갔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만 돌아가는 장학금이 아니다. 어떤 학생에게라도 가난이 좌절이 되지 않도록 안성시민들이 돕고 있는 셈이다.

장학회 운영에 있어 유 이사장의 원칙은 두 가지이다.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과 원칙을 정확하게 지켜 선정에 한 치의 의혹이 없을 것. 장학생 선정은 장학회 이사진들과 학교장 등으로 꾸려진 선정위원회가 학교에서 들어온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자기소개서를 포함해 재산세 납부 기록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서류를 꼼꼼히 살핀다. 
 
 
  ▲ 안성시민장학회는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크고 작은 기부로 커나가고 있다. © 안성신문
 
안성시민장학회에 기금을 보태는 시민들 중에는 걷지 못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도 계셨다. 홀로 사는 이 할머니는 통장의 800만 원과 전세금 2,500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전 재산이었다. 할머니를 찾아간 유 이사장은 받을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할머니가 살 날이 아직 남으셨는데 당치 않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통장은 빼고 전세금 2,500만 원을 할머니 사후에 받기로 했다. 할머니의 전세계약서를 시민장학회 이름으로 다시 썼다.

또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안성 출신의 한 사업가는 개인으로는 가장 큰 금액인 5천만 원을 선뜻 장학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한 달에 1만 원, 3만 원 꾸준히 기부하는 시민들도 있다. “오늘 아침에도 한 분이 사무실에 찾아와 백만 원을 턱하니 내놓고 가셨어요. 그런 분들을 볼 때 힘이 많이 됩니다”라고 유 이사장이 전한다.

안성시민장학회가 2년 만에 이만큼 성장하고 토대를 튼튼히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유 이사장이 있었다. 그의 노력으로 장학회는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올 만큼 모범적인 재단으로 성장했다. 2년 임기를 마치고 이사장직을 연임하게 된 데도, 이제 좀 안정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오면 장학회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변인들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성시민장학회로 들어온 민원은 한 건도 없다.

장학회의 이사장직은 보수가 없는 순수 봉사의 자리이다. 유 이사장은 심지어 약속이 없는 날이면 사무실에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을 해결한다. 이사장실에 전기밥솥과 전자레인지까지 구비해두고 있었다. 작은 행동 하나를 보아도 사람의 전부를 읽을 수 있을 때가 있다. 거들먹거려도 괜찮을 지위에서 그렇지 않으니 자연스레 신뢰가 간다.

지난해 안성시민장학회가 안성시로부터 받은 운영금은 8천만 원이었다. 직원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사업비 따위가 총망라된 것인데, 놀랍게도 유 이사장은 이중 1천만 원을 남겨 시에 도로 반납했다.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일이니 이벤트성 행사도 일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가 준 예산을 남겨 도로 반납하는 경우는 나로서도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오래 감탄했다.
                                                       ▲ 안성시민장학회 후원의 날, 일일카페에서. © 안성신문

유 이사장은 구포동에서 태어나 안성을 거의 떠나본 적이 없다. 그는 장학사, 장학관, 교육장을 모두 고향 안성에서 역임한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유 이사장이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발령받은 것이 2009년이다. 그가 왔을 때 안성의 기초학력은 경기도 최하위였다고 한다. 당연히 시민들의 주된 요구는 학력 향상에 관한 것이었다. 유 이사장은 숙고에 들어갔고,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연구관 시절을 경험 삼아 하나를 추진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사이버가정학습 ‘다높이’이다. 유 이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집에서 학부모가 이를 챙길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인 ‘다높이’의 활성화가 학력향상 방안이라 생각했고, 이윽고 ‘다높이’의 홍보와 안내를 위해 학부모 아카데미를 열었다.

여기에 참여한 학부모가 무려 2,800여 명에 이른다. 학생 회원가입률은 무려 98%에 달했다. 이는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참여율이다. 결국 이것이 안성시의 학력을 도내 5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유 이사장 임기 2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유 이사장은 그때의 자료들을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교육장은 기본철학이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창의지성과 인성교육의 밑바탕이 기본학력이라고 여겼습니다. 기본학력이 있어야 독서력, 독해력이 생기고, 거기에서 창의지성 교육도 가능한 것이죠. 교육장 시절 학부모님들께 말했습니다. 집에 TV 없애고, 거실을 도서실화해라, 학력이 없이는 다른 것도 없다고 말이죠.”

이런 그의 노력은 학부모들을 감화시킬 만했을 것이다. 학부모 아카데미에는 심지어 60여 명의 아버지들까지 참여했고, 학부모들로부터 감사편지까지 왔다. 또 이후 한겨레중고에서 통일교육 행사가 있었을 때 무려 1천여 명의 학부모가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누군가 안성에서 단일행사에 모인 학부모로는 최고 숫자라고 놀라워 했다. 이 모든 것들의 시작에 유 이사장이 있었다. 한 사람의 열정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의외로 크다.

유 이사장은 민선5기 안성시의 두 번째 시책이 ‘교육의 도시’라는 것에 긍지를 가지고 있다. 교육예산 증액과 교육협력과 신설을 높이 평가했다. “행정이 지원하고 교육계가 조금의 노력만 하면 창의력과 학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얼마든지 육성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교육장을 하던 시절보다 얼마나 조건이 좋아졌습니까?”라고 반문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그리고 덧붙인다. “남은 인생 안성의 교육을 위해 죽는 날까지 노력할 생각입니다.”

안성시민장학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공동체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는 가장 모범적인 투자다. ‘너는 안성시민이 밀어주는 장학생이다’라는 격려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하니 우리 어른 된 자들은 안성시민장학회의 앞으로의 백 년을 적극 지지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여럿이 함께 키워야 가장 잘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한 구조를 만드는 데 유길상 이사장이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백 년을 갈 느티나무 하나 안성땅에서 잘 자라고 있다. 후원문의 : 안성시민장학회(☎ 671-7011, www.ascsf.or.kr)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소구 25-05-02 16:00
답변 삭제